이번 단기 선교를 준비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교를 통해, 타국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한 많은 이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목격함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을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과의 논의 끝에 일본으로 선교를 가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에 선교를 가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일본 선교 현장에서 도쿄 에다가와 사랑의교회 담임 조용길 목사님으로부터 현지 복음화 상황을 들으며, 일본인들이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영적으로 더욱 심각한 가뭄에 허덕이고 있음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한국의 개신교 비율은 약 20%이지만, 일본은 0.2%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 비율 자체가 수년간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문화·종교·정치·사회적 특성상 다신(多神)을 섬기고, 집단 조화를 중시하며, 폐쇄적·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기독교 전파가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를 목사님으로부터 들었다. 한인 선교회를 통한 모임에서도 많은 교역자들이 전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했다. 게다가 도쿄의 높은 부동산 가격과 생활 물가 또한 교회 확장의 걸림돌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장기간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한 나머지 많은 교역자들이 패배의식에 젖어 교회 확장에 대한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일본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실까. 주님의 피와 살을 내어주시며 세우신 교회가, 이 땅 일본에서는 그 어느 나라보다 확장되지 못하고 수십 년간 정체되거나 축소되고 있는 현실을 보시며 얼마나 마음 아파하실까 생각하게 되었다. 분명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기도가 필요한 나라임을 절실히 느껴졌다.
내 인생의 첫 선교였기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몰랐으나, 선교 경험이 많은 분들의 진두지휘 아래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약 10주간의 연습을 통해 두리뭉실했던 공연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기획되었고, 함께 연습하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감싸주고 안아주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뭉클한 적도 많았다.
보이지 않게 사비를 써가며 금정문화회관을 대관해 춤 연습을 준비한 분도 계셨고, 무릎·발목 부상에도 맡은 사역을 끝까지 감당한 분도 있었다. 피아노 연주 달란트를 가진 이가 없어, 어릴 적 배운 기억만으로 굳어버린 손가락을 풀며 밤낮으로 연습해 특별찬양을 준비한 분도 있었다. 나는 춤 솜씨가 없어 삐걱대며 박자조차 맞추지 못했지만, 단번에 춤을 소화해 내는 30년 경력의 어린이 사역 전문가들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장로님들은 창조과학과 캘리그래피 사역으로 현지 성도와 목회자들을 감동케 했고, 부채춤 공연 중 넘어지는 사고에도 번개처럼 일어나 자연스럽게 공연을 이어간 분도 있었다. 낚시 솜씨로 묘기 같은 매듭 묶기를 선보이며 풍선 아트와 함께 시너지를 내주신 분도 있었고, 고령자 복지시설 ‘고향의 집’에서 찬송을 부르다 어머니가 생각나 눈물을 쏟은 분도 있었다. 사춘기의 우리 딸을 따뜻하게 감싸주신 분, 묵묵히 식당을 지키며 모든 이들의 식사를 책임지신 분, 유쾌한 웃음으로 피곤함을 날려주신 분, 그리고 모든 과정을 지휘하며 구성원 모두의 필요를 살피신 분들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는 말씀처럼, 각자의 부족함은 다른 이들의 헌신과 봉사로 채워졌다.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필요를 채워주며 아픔에 귀 기울인 이번 선교는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고, 교회가 무엇인지를 더 깊이 깨닫게 했다. 또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선명히 알게 되었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더욱 고민하고 결단하게 되었다. 일본 비전 트립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주관해 주신 참 좋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리며, 감사함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