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반을 졸업하자니 기쁨과 아쉬움, 감사, 그리고 두려움과 설렘 등 여러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무엇이 기쁘고도 아쉬운가? 가장 기쁜 것은 일년과정의 제자훈련을 끝까지 완주했다는 것입니다. 처음 제자훈련을 시작했을 때 우리 아홉 명의 훈련생들은 연배와 하는 일, 배경은 다양했지만 마치 예수님께서 열두제자들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이끄셨던 것처럼, 우리는 곧 제자반에 들어온 이유가 다른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직 ‘나는 제자됨에 동의하는가?’와 ‘성령님께서 이끄시는 제자됨의 길로 나는 얼마나 헌신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 답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매주 훈련이 주는 은혜가 너무도 컸기에 제자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곧 각자의 삶에서 가장 우선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과 직장 생활 속에서 숙제를 감당하는 것은 분명 부담이 되었고, 매주 훈련하는 주제들을 실천하는 것도 큰 도전이었지만 그로부터 얻는 기쁨과 감격은 비로소 이제야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느끼게 했습니다. 그러니 제자훈련은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매주 맛보던 그 생동감 넘치는 제자훈련의 기쁨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무엇이 감사한가? 날마다 벌어지는 영적전투의 길을 함께 걸어갈 소중한 전우와도 같은 제자훈련 동기들을 얻었다는 것이 가장 감사합니다. 처음 제자훈련을 시작한 아홉 명이 한 명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모두 완주하게 하심도 감사합니다. 우리는 변하지 않는 자신, 가족과의 문제, 경제적 어려움, 직장에서 부딪치는 악한 사람들로 인해 겪는 고통들을 내어놓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몸부림 속에서 우리는 매주 함께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제자훈련에 시큰둥했던 사람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 담배를 끊기로 결단했다는 고백, 수십 년간 함께 해온 지인들과의 술자리를 거부하기로 결심했다는 고백, 문제가 있었던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용기 내었다는 고백 등 우리는 예수님과 동행하기로 결심한 자들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얼마나 생생하고 실제적인 것인지 체험했습니다. 그러한 체험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켰고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게으르고 무딘 훈련생들을 때로는 누나처럼, 때론 엄한 교관처럼 어르고 달래며 지혜롭게 인도해 주신 김중범 전도사님을 훈련자로 만난 것은 우리 18기 남자제자반의 행운이고 감사함입니다.
무엇이 두려운가? 제자훈련을 마치니 빛의 속도로 예전 생활을 회복하는 나 자신의 게으름이 두렵습니다. 이제 훈련은 할 만큼 했으니 좀 편안하게 지내자고 속삭이는 목소리는 나 자신인지 사단의 영인지 헷갈립니다. 무엇보다 내가 제자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는 사단을 대적하여 승리할 수 있을까, 세상에 나가 복음의 증인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을까, 자녀들과 성도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당연히 나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배운 대로 매일 QT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고, 말씀으로 시험을 대적하고, 믿음의 동료들과 함께 걸어갈 때에만 가능한 길일 것입니다.
무엇이 설레이는가? 제자훈련을 마쳤지만 이제 제자의 길을 걸어가는 새로운 출발임을 알기에 앞으로 경험하게 될 하나님의 인도와 역사들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많은 동기 훈련생들이 제자훈련을 마치면서 목자로, 찬양대로, 또 전폭훈련에 자발적으로 헌신했습니다. 우리를 통해 이루어 가실 기적들, 가정이 회복되고 이웃들이 예수님께로 돌아오며 하나님을 향한 예배가 회복되는 것을 바라보게 될 것이 너무도 설렙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바라보며 기뻐하실 것이 마음 벅찹니다. 그 푯대를 향하여 분투하며 함께 달려갈 자격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